Ad Majorem Dei Gloriam 1) (보다 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A Whole New World
국내에서 외국 영화 최초로 천만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있습니다. 몇 년 전에 개봉한 '아바타(Avatar)'라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인류는 심각한 자원 고갈을 겪게 되고 정부와 몇몇 대기업을 필두로 하여 우주 식민지 개척 시대가 열리고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 '판도라' 행성의 자원을 채취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독성이 강한 대기 때문에 난관에 봉착하게 되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으로 '아바타 프로젝트'가 등장합니다. 아바타는 온라인 상에서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가상 캐릭터를 부르는 말입니다. 아바타 프로젝트는 우선 판도라 행성의 독성 대기에서 아무 문제 없이 살 수 있는 토착 부족인 나비(Na'vi)족의 DNA와 새롭게 만들어질 신체를 조종할 인간의 DNA를 결합하여 영혼이 없는 나비족의 신체를 만들고 그 몸에 인간의 의식을 링크(link)해 그 몸을 조정하게 됩니다. 사고로 하체 불구가 된 해병대 출신의 주인공 제이크 설리는 아바타 프로젝트로 새로운 몸을 얻게 됩니다. 제이크는 새로운 몸을 가지고 정보를 수집하고 자원을 탐사하는 임무를 띄고 나비족에게 접근합니다. 처음에는 나비 부족의 사람들로부터 몸만 같고 다른 영혼을 지녔다는 이유로 배척당하지만 점점 그들의 일원으로 인정받고 결국엔 그들의 지도자가 되어 오히려 무력을 앞세워 판도라 행성을 지배하려는 지구인들과 맞서 싸워 물리치게 됩니다.
영화의 내용을 보면 몇 가지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그동안의 유사 영화들이 현실 세계와 가상의 세계를 연결하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는 것과 달리, 이 영화에 등장하는 두 개의 세상이 모두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다른 세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출한다는 것입니다. '매트릭스(Matrix)'나 '인셉션(Inception)'과 같은 영화에서는 가상(혹은 꿈)의 세상이 현실에서 불가능 한 것들을 이루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지만 아바타에서는 오히려 아름다운 판도라 행성에서의 삶이 더 집중적으로 부각됩니다. 세 번째, 다른 세상에 대한 남다른 시선입니다. 기존의 영화에서는 다른 세상의 삶을 극복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메인 스토리는 주인공이 어떻게 판도라 행성에 정착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씩 너무나 손쉽게 넘나드는 ‘사이버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이 낯선 세상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였으며, 우리 삶의 상당 부분을 그 세상에 거부감 없이 할애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 세상에 멋지게 접속하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기기에 ‘스마트(smart)’라는 단어를 선사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가 활동을 연구한 최근의 발표를 보면 ‘컴퓨터 사용(33%) + 모바일 기기 사용(26%)’이 전체의 과반을 넘습니다. 이것은 심각한 수준의 사이버 중독자들에 대한 수치가 아니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공간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이중 생활을 즐기고 있으며 두 세상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 타임지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인물을 업데이트 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21세기의 인물 중 유일하게 포함된 사람이 바로 사이버 세상에 10억의 국민을 거느리고 있는 페이스북(Facebook)의 CEO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입니다. 이제 우리의 삶은 또 하나의 세상인 사이버 세상을 배제하고는 도저히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고, 그 사이버 세상이 없으면 오히려 불완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전자 결제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시간과 공간의 효율을 위해 재택 근무를 선택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세상, 사이버 세상은 과연 기독교의 복음과 어떤 연관을 맺고 있을까요? 한국 교회는 그 세상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을까요?
새 술은 새 부대에…
‘지금 한국 교회의 상황은 위기인가 아닌가?’하는 논의를 종종 듣습니다. 물론 이것은 관점에 따라 다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이버 세상에서의 한국 교회의 상황은 논쟁할 여지없이 단연코 위기입니다. 사람들로부터 온갖 비방을 당하고 십자가의 온전한 가치를 전할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아바타 프로젝트의 내용을 적용해보면 작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이 새로운 세상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 않고 온라인 사역은 마치 대형 체인의 분점이 개설되듯 홈페이지를 하나 개설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일 예배에서,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대언하여 선포하는 목사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순종하여 삶에 적용하는 몸된 지체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과는 달리 탈(脫) 권위의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들은, 기본적으로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이러한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태도(attitude)가 현 시대에 큰 소통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온라인 상에서는 특별히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우리가 얼마나 가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옳고 정당한 진리를 외치는 지에 대한 관심 보다는, 우리의 태도에서 그들이 거부해온 권위주의의 냄새가 나는 것을 본능적으로 거부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동안의 한국 교회의 전략은 우리가 진리이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세상에 접근하여, 마치 아바타에서 지구인들이 판도라 행성을 점령하듯 압도적 힘으로 정복하면 된다는 식이었습니다. 마치 대항해시대의 유럽 교회가 식민지를 점령하기 위해 자국의 전함에 선교사들을 태웠던 것과 흡사한 모습입니다. (무력으로 식민지화 한 후 복음을 전하는 이러한 방식에 대한 거부감은 근대 이 후 이들 국가에 대한 선교전략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제 이러한 우리의 태도를 끝까지 굽히지 않는다면 온라인 세계에 흩어져있는 수많은 영혼들과 소통할 가능성과 기회를 끝내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세상, 새로운 영혼들에 걸맞는 새로운 버전의 전략이며, 더불어 온라인 상에서 진리를 가지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아바타'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들과 같은 눈높이와 언어를 가지고 심지어는 그들과 같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요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청소년’들입니다. 이들은 자유 자재로 인류와 나비 부족을 넘나들며, 진리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들에겐 온라인 세상에서의 생존 교육 따위는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들을 통한 새로운 전략과 무기가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들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과 이들이 누비고 있는 영역에 이들의 언어로 복음이 전파되어야 합니다.
Minority Report라는 영화에 보면 탐 크루즈가 인공지능 컴퓨터를 직관적인 방법으로 멋지게 다루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감탄하던 느낌과 요즘 청소년들이 스마트 기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모습을 볼때의 느낌과 비슷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세상에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합니다.
새로운 대륙은 이미 도래하였습니다. 위의 사진은 페이스북에서 발표한 사진으로 세계 인류가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된 상황을 위치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도이다. 이 사진을 보면 이제 새로운 세상은 실제 생활을 뒤덮고도 남을 만큼 확산되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From Everywhere To Everywhere'이라는 선교에 대한 슬로건은 이제 새로운 대륙까지 포함해야 합니다. 이미 선정주의와 물질주의에 많은 영토를 빼앗겼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각 시대에 적합한 전략을 깨닫게 하시고 준비하게 하셨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전략을 위해 우리는 하나님 앞에 더욱 무릎꿇고 더욱 몸부림쳐야 할 것입니다.
1) 카톨릭 선교단체인 예수회의 슬로건이다. 역사상 최초의 전문선교단체였던 예수회는 복음의 대상이 유럽을 넘어 전세계에 이르는 꿈을 꾸었다.